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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명암, 정규직과 비정규직...코로나19 후유증마저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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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작성일22-08-04 조회수28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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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실직과 소득감소 피해 비정규직에 집중
비정규직은 코로나블루, 정규직은 직장 복귀로 엔데믹블루 호소
취약계층 중심으로 한 일상회복 지원 필요
코로나19로 인한 후유증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후유증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크루트타임스 이윤희 기자] #지난 2020년 4월 모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했던 A씨는 별안간 실직을 경험했다. 코로나19로 영업 제한에 걸리고 이용객도 줄어들자 인원감축이 단행된 탓이다. A씨는 이후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까지 수개월을 보내야했다.

#최근 직장인 B씨는 잦은 장염과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워크샵, 회사 회식 및 거래처의 잦은 내방으로 체력 관리에 실패한 까닭이다. 그동안 미뤄져왔던 사내 행사도 빈번해지면서 개인의 시간은 사라지다시피 했다. B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절이 좋았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가 낳은 피해는 컸지만 이마저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미친 영향은 차이가 있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더 많은 실직과 소득감소를 겪었는데 이로인해 비정규직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즉 "코로나블루"에 시달린 반면 정규직은 다시 일상으로 회복하며 "엔데믹블루"를 호소하고 있다. 

급여, 복리후생에 이어 전염병에 따른 실직과 소득감소에서마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명암이 엇갈리며 비정규직 근로자와 같은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책이 보다 강화되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15.4%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실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을 잃은 셈이다. 

직장갑질119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결과
직장갑질119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결과

그런데 이와 같은 피해는 유독 비정규직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다. 비정규직은 10명중 3명꼴에 달하는 29.5%가 실직을 경험한 반면 정규직은 6.0%에 그쳤다. 무려 정규직보다 5배 수준 실직을 경험한 셈이다. 

비교적 인원 조정이 어려운 정규직보다 계약 해지가 쉬운 비정규직에 피해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자 기업들이 비정규직과 같은 인력부터 꼬리자르기를 한 셈이다. 

실업은 곧 실질적인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 2020년 1월보다 소득이 줄었다는 전체 응답은 28.4%였는데 마찬가지로 비정규직(50.5%)이 정규직(13.7%)보다 4배가량 높았다. 심지어 비정규직은 2명 중 1명 이상이 소득 감소를 경험해야 했다. 

문제는 소득감소가 비정규직에 집중되면서 안그래도 극심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를 키웠다는 점이다. 

소득감소는 월 급여 150만원 미만 저소득자와 5인 미만 사업장 근무자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월 급여 150만원 미만 근로자의 50.9%가, 5인 미만 사업장 근무자중 40.5%가 소득 감소를 경험해야 했다. 

전체 응답자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353명을 대상으로 세부 조사한 결과, 유급휴가 사용 비율은 정규직이 45.0%로 비정규직(15.3%)보다 3배 높았다.

반면 확진 후 무급휴가를 쓴 비율은 비정규직(37.4%)이 정규직(11.7%)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늘었던 재택근무가 다시 정상 출퇴근으로 변경되고 줄어든 회식 및 부대행사가 늘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늘었던 재택근무가 다시 정상 출퇴근으로 변경되고 줄어든 회식 및 부대행사가 늘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규직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도리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던 시절이 좋았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회식, 외근 등 대면 행사가 늘면서 엔데믹 블루 즉 일상 회복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엔데믹 블루’는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을 뜻하는 ‘엔데믹(Endemic)’과 우울감을 뜻하는 ‘블루(Blue)’를 조합한 신조어다. 

실제로 이와 같은 엔데믹 블루를 호소하는 직장인은 적지 않다.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전국 직장인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회식 현황과 새로운 회식 문화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사내 회식 문화가 달라졌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94.5%)이 달라진 회식 문화에 긍정적인 답변("매우 만족"+"대체로 만족")고 있다는 결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와같은 시간단축, 소규모 인원 회식 문화가 다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하면서 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사단법인 직업상담협회 신의수 이사는 "직장인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건강으로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이니 만큼 일상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단계적 지원과 사회적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규직 근로자들의 이런 엔데믹 블루 호소가 배부른 소리로 치부되기도 한다. 바로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실질적인 소득감소와 실직을 경험해야 했던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코로나19 전염병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가 남긴 후유증은 적지 않다. 정규직 근로자가 호소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비정규직 근로자의 소득 및 일자리 감소 중 어느 하나 중하지 않은 문제는 없다. 일상 회복 단계에 접어들며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회복 방안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